[한국경제의 현장을 찾아서] 10. 충남 서산 대산공단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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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찾은 충남 서산의 유화단지는 활력이 넘쳤다. 울산에 이은 국내 제2의 유화단지인 이곳은 서해안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유화산업의 미래다. 지난해 이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공장 증설 바람도 거세다. 인근 지곡면에 조성되고 있는 자동차 공단과 관광자원 개발사업이 맞물리면서 유화단지 일대에 개발 붐이 불고 있는 것. 이미 기업도시, 행정도시 열풍 때문에 투기바람이 충청권을 한차례 휩쓸고 간 상태지만 아직도 땅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올 하반기 확장공사가 시작되는 삼성토탈 대산공장 전경.
대산단지의 투자 바람은 공장 신·증설이 주도한다. 향후 대산공단을 중심으로 5년간 10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울산이나 여천과 비교해 대산공단은 생산량이나 기반시설이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제품 소비국이자 수입국인 중국과 최단거리라는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입주업체는 삼성토탈과 LG화학(옛 LG대산유화), 현대오일뱅크, 롯데대산유화 4곳이다. 올 하반기 삼성토탈의 공장 증설공사를 시작으로 증설 붐이 본격화된다. 삼성토탈은 5천5백억원을 들여 나프타분해공장(NCC)을 증설해 연간 에틸렌 생산능력을 83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산업에서 가장 기초가 되는 원료다. LG화학과 롯데대산유화도 각 2천억원과 6천7백억원의 신규 투자계획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는 생산능력 확충에 사용된다.

정유사인 현대오일뱅크도 공장 인근 30만평 부지에 2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석유정제시설을 고도화해 고부가가치를 높이자는 취지다.

중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에쓰오일도 3조원을 투자해 70여만평 부지에 정유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기반시설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대죽리에 1천4백60만t 규모의 석유공사 비축기지가 완공됐다. 여기에다 올 10월에는 연간 물동량 4백90만t 규모의 대산항도 1차 완공된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다. 환경에 민감한 유화업종의 특성상 추가 증설에 대한 지역내 반발 여론이 문제다. 올해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라는 변수도 도사리고 있다. 자칫 공장 증설문제가 정치바람에 휩쓸릴 경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서산상공회의소 김용우 회원사업팀장은 “대산단지가 울산이나 여천과 달리 국가공단이 아니라 개별 기업들이 모이면서 만들어진 민간공단이기 때문에 기반시설 투자나 관련 중소기업 유치에 한계가 있다”면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산공단 입주기업 및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인 38번국도 가곡~대산구간(25.26㎞) 개통사업이 한 예다.

생산된 수출품을 컨테이너항구까지 실어날라야 하지만 제대로 된 도로가 갖춰져 있지 않아 대형트럭과 탱크로리가 뒤엉켜 평균 시속 25㎞로 달리며 ‘물류난’을 빚고 있다. 이 도로 건설 사업은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대산|박경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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