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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2025-02-25 11:16
송고 2025년02월25일 11시16분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 당시 영부인 재클린 여사의 생명을 지킨 비밀경호국(SS) 요원 클린트 힐이 별세했다. 향년 93세.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암살 사건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진 힐이 지난 21일 캘리포니아주(州)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울혈성 심부전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힐은 1963년 11월 22일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가 지붕이 없는 리무진을 타고 텍사스주 댈러스 중심가인 딜리 플라자를 통과할 때 바로 뒤차량에서 보조 발판에 올라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의 총알에 맞은 뒤 목을 움켜잡는 모습을 본 힐은 곧바로 리무진 방향으로 달려 들어갔다.
그러나 그가 리무진에 도달하기 직전 암살범이 쏜 또 다른 총탄이 대통령의 머리를 관통했다.
재클린 여사는 총탄 때문에 리무진 뒤편으로 날아간 남편의 두개골 일부를 잡기 위해 좌석에서 일어나 차량 트렁크 쪽으로 기어오른 상황이었다.
[Zapruder film 캡처.재판매 및 DB 금지]
리무진에 올라선 힐은 재클린 여사를 다시 좌석으로 밀어 넣은 뒤 암살범의 또 다른 총탄에 대비해 케네디 전 대통령 부부를 몸으로 보호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절명했지만, 힐은 사건 발생 13일 후 비밀경호국을 감독하던 재무부로부터 포상을 받고 승진했다.
힐이 순간적으로 리무진으로 뛰어들어 재클린 여사를 좌석으로 밀어 넣지 않았더라면 급가속을 한 차량 트렁크에서 추락한 뒤, 뒤따라오던 경호 차량에 치이는 2차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백악관 직원들의 증언 때문이었다.
이후 힐은 비밀경호국의 부국장까지 올랐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 탓에 43세 때인 1975년 사직했다.
그는 사직 직후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0.5초나 1초만 빨리 반응했더라면 이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암살범의 총탄에 대신 맞고,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목숨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힐은 지난 2004년 비밀경호국에 대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1990년 암살범이 총을 쏜 건물을 직접 둘러본 결과 내가 무엇을 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내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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