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버스·지역화폐도 함께"··· 경제위기 속 더 빛나는 '공유 행정'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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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군과 음성군이 새해 들어 무료버스 공동 운영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16일 양 군 관계자들이 무료버스 운행 공동협약을 한 뒤 시책 홍보를 하고 있는 모습. 진천군 제공

충북 진천군과 음성군의 ‘공유 행정’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연초 무료 버스 운영을 함께 시작한 데 이어 총 1,400억 원대의 지역화폐 발행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다.
진천군은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과 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음성군과 함께 각각 700억 원씩 총 1,400억 원 규모의 지역상품권을 단계적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양 지역의 발행 총액에 비해 2배가 넘는 규모다.
양 군은 상품권 할인율을 당초 8%에서 10%로 높일 참이다. 구매력을 키워 자영업자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상품권 사용 범위도 진천과 음성 전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공동 생활권인 충북혁신도시에서만 지역상품권 교차 사용이 가능했다. 1인당 월 상품권 구입 한도액도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확대한다.
양 군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할 방침이다. 진천군은 당초 지역상품권 예산 300억 원에 올해 추경을 통해 400억 원을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윤순자 진천군 경제정책팀장은 “민생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린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조속한 소비 진작”이라며 “지역화폐가 침체한 지역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천군과 음성군은 지난 1일부터 공동으로 무료 버스 운영에 들어갔다. 서민 부담을 줄이고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를 살려보자는 취지다. 이에 따라 진천과 음성 주민들은 양 지역에서 운행되는 모든 농어촌 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다른 지역 주민과 외국인, 관광객도 공짜로 버스를 탈 수 있다. 애초 양 군은 각각 자체적으로 무료 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다 “공유 사업으로 효율성을 높이자”고 의기투합, 관련 조례 제정과 공동 협약을 거쳐 손을 잡았다.
이웃한 진천군과 음성군이 공동 사업을 벌이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양 군은 국립소방병원을 공동 유치한 데 이어 평생학습관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자연휴양림 등 관광휴양시설도 양 지역 주민이 같은 조건으로 활용한다. 진천과 음성의 공동생활권인 충북혁신도시에서는 이미 지역화폐를 통합 운영 중이다. 충북혁신도시 내 양쪽 주민들은 공연·전시 공간도 함께 이용한다. 양 군은 향후 교육발전 특구 사업에도 보조를 맞춰 나가기로 합의했다.
송기섭 진천군수가 16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음성군과 함께 1,400억 원 규모의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이런 중에 두 지자체를 통합하자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양 지역 주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음성·진천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진천군과 음성군의 행정구역 통합을 원하는 주민 서명부를 양 군에 각각 제출했다. 서명부에는 진천 주민 3,100명, 음성 주민 3,059명이 이름을 올려 통합 건의에 필요한 인구 기준(총 투표권자의 2%)을 충족했다. 이에 양 군이 행정구역 통합을 공식적으로 추진할지 이목이 쏠린다.
음성·진천통합추진위는 “지역소멸에 대비하고 동반 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구역 통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통합 논의는 충북도의회에서도 시작됐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진천·음성통합추진위와 함께 ‘진천·음성 통합 필요성과 추진 과제’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조속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양 군이 뜻을 같이 했다”며 “상생과 협치를 통한 공유 정책으로 난국을 극복하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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