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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소거티스에서 캠핑카를 만났어요
비행기 안에서 저는 힘들었어요.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는 건 정말 고역이었고요
비행기가 이륙하고 엄마와 아빠가 무릎 위에 올려놓아 주셨는데 누군가 민원을(?) 하는 바람에 저는 다시 케이지 속에 들어가 발 밑에서 14시간 넘는 시간을 버텨야 했어요.
첫 관문인 공항을 나오기까지도 쉽지 않았어요.
우리나라의 인천공항 같은 서비스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었어요.
고압적인 공항요원들의 태도가 눈에 낯설고 불편해진다고 엄마가 말하셨어요.
뉴욕~~~ 기대했는데 실망스럽다고 하셨어요.
그 고압적인 태도에 까탈스러움이 더해진 이유는 캠핑카에 장착한다고 아빠가 국내에서 주문 제작해서 만들어 가져간 철제용품들이 공항검색대를 통과하면서 문제가 되었어요.
일반여행자와는 다르다고 느꼈는지 그들은 꼬치꼬치 엄격하게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했어요.
엄마와 아빠는 공항에서 마치 잠재적 준 난민 취급을 받으셨어요ㅠㅠ.
가져간 짐 하나하나 다 검열했고 마지막 순간에는 엄마가 들고 있는 손가방 속 작은 지갑 속까지 다 뒤졌어요.
엄마는 그 무례한 고압적인 그들의 태도에 화가 나고 불편했지만 무방비상태로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하셔야 했어요.
너네 왜 왔는데? 여행? 의심의 눈초리는 무서웠어요.
그런데 동물 검역소에서는 저를 보시고는 오우 큐티 라며 쓰다듬어 주시며 웃어주었어요
저는 아무 문제 없이 통과했어요.
간식으로 건빵도 하나 얻었어요~^^
만약에요~ 아빠가 영어가 미숙했다면 국내로 돌려보내졌을 거 같은 느낌이었어요
어짾든 엄마와 아빠는 4시간여 피곤한 검문으로 범죄자 취급,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야 했어요.
며칠 후 엄마와 아빠의 대화에선 피의자신분 조사가 그런 느낌일까?~라며 여전히 불쾌한 느낌의 후유증이 오래가셨어요.
우리는 잊었지만 뉴욕시민들은 911 테러 사태와 불법정착하는 입국자들로 골머리를 썩는다며 나름의 피해의식이 강하다는 걸 뉴욕을 여행하며 나중에 알게 되면서 나아지셨지만요.
엄마는 이해는 되지만 엄마가 또 미국여행을 하게 된다면 뉴욕 캐네디공항을 통한 입국은 사절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셨어요.
물론, 과도한 아빠의 캠핑카 사랑 차량 물품이 더 큰 몫을 하긴 했지만요.
오전 8시 캐네디공항에 도착했는데 12시가 다 되어 공항을 나오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아빠는 바쁘다면 정신없이 구셨어요.
카터를 빌리는데 $25, 서비스 팁$15을 결제하면서 엄마는 눈이 커지셨어요
레알?
짐이 많으니 카터는 어쩔 수 없이 카터는 필요했어요.
아빠는 황급히 국내에서 예약해 둔 렌트카를 가지러 가셨고 엄마와 저는 공항밖 택시 정거장에 서 있는데 캐네디 공항의 하늘은 저희 맘처럼 잔뜩 흐리고 비가 올 태세였어요.
화장실 가리는 저는 20시간 넘게 참은 소변을 비로소 해결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뒤 처리로 두루마리 휴지 하나를 다 썼지 뭐예요~^^;;;
엄마는 저한테 "피곤한 강아지"라며 궁둥이 톡톡 두들겨 주시고는 짐 박스 위에 앉혀 주셨어요.
아빠가 렌터카를 가지고 오셔서 짐을 차에 싣고 나니 비가 오기 시작했어요.
저희는 맨해튼으로 갔어요
아빠는 몹시 서두르시면서 계속 미국 놈들 나쁜 놈(^^) 이러면서 짜증을 부리시니 지치신 엄마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지셨어요
아빠의 계획은 도착하는 날 차량 등록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하루에 다 발급받을 계획이셨어요.
그렇게 도착한 날부터 캠핑카를 운행하실 계획이셨는데, 오전을 공항서 시간을 다 보내게 됐으니 아빠는 마음이 바쁘셨어요
주차를 하고는 저희 보고 기다리라며 정신없이 걸어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저를 안아 들고는 말하셨어요
"아빠는 우물가에서 숭늉 내놓으라는 사람이야~ 번개가 치면 콩이 왜 안볶아졌냐고 화낼걸?~ 오늘 뜻대로 안 될 텐데 걱정이다~ 어쩌냐?"
그래도 강지야 여기가 맨해튼이래~~
멋지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우리 강지 밟히겠는데?
맨해튼에서 아빠는 은행과 폰 가게등을 돌면서 동분서주 바쁘셨지만 엄마 말대로 아빠의 계획은 보기 좋게 실패했어요.
아빠는 뭐가 이상하다며 당황하셨어요.
엄마는 아빠에게 "당황하셨어요"라며 아빠를 놀리는 듯 말했고 아빠는 "같은 편끼리 이러기야"? 라며 짜증을 냈는데 엄마는 "아~앗;; 우리가 같은 편이었어? 라며 화내려는 아빠에게 "근데 뭐 좀 먹자! 배고프니 먹고 같은 편인지 아닌지 얘기해 보자고!"
해가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그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까요.
아빠가 연어초밥 5점, 초밥 6점이 $55, 그리고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빵 음료를 사 오셔서 차 안에서 드셨어요.
저는 죄송했어요. 저 때문에 두 분은 식당에 가실 수 없었으니까요;;.
아빠는 주차장을 나오면서 주차료로 $55를 지급하시고는 무섭네~ 라며 엄마에게 돈 아껴 써야 한다고 말하셨어요ㅠㅠ
아니, 아빠는 미국 물가 무섭네~ 말하고 끝나면 될 일을, 거기서 왜? 엄마를 끌어다가 뜬금없이 아껴 쓰라고 하시는 걸까요? 아무리 아빠의 의미 없는 언어 습관이라고 해도 그날은 좀 ㅠㅠㅜㅡ
엄마는 하루종일 저랑 함께 아빠를 기다리며,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아빠가 오고 가며 말하는 투덜거림을 계속 받아 주셔야 했기에 엄마도 잔뜩 예민해 있었거든요.
그 말에 뭐라고?
엄마는 아빠를 흘겨보면서 "대환장 파티, 파티! 캠핑카 세계여행 서막이 열렸다"며
강지야~ "Congratulations, Congratulation, Crazy Fair!!"~라고 말하셨어요.
저희 캠핑카 세계여행, 괜찮았을까요?
다음날 우린 뉴요 소거티스에서 저희의 캠핑카를 만났어요.
2019/5월~2020/3월,반려견 말티즈와 캠핑카로 세계여행중에 만난 복병 코로나로 300일로 아쉬운 여행종료…여행지의 색감과 감성을 창작 뜨개작품과 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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