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가 콜택시냐"…수능일 수험생 수송 갑론을박 –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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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규정된 직무 아냐” vs “시험날 아침에만 잠깐인데”
14일 수능 당일 인력 1만1343명, 차량 2547대 투입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가족이 경찰차를 타고 와 동생의 수험표를 가져다주고 있다. ⓒ 연합뉴스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일마다 벌어지는 광경이 있다. 경찰이 순찰차로 수험생을 태워주고 수험표를 가져다주는 모습이다. 1년에 한 번 있는 시험이고 수험생의 인생이 걸려있는 일인만큼 충분히 경찰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경찰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일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15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수능 당일 전국에서 수험생을 154차례 경찰차로 실어 날랐고, 집에 놓고 온 수험표도 9번이나 찾아주는 등 187건의 편의를 제공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수험생 호송이 이제 경찰 전통 업무냐”, “긴급신고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현직 경찰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현직 경찰관들의 “우리가 콜택시냐”, “돈도, 가오(폼)도, 자존심도 없다”라는 등의 자조 섞인 반응도 나왔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연합뉴스에 “수능이 아닌 다른 중요한 시험의 수험생들이 경찰에 특정 편의를 요구하지 않듯이 결국 본인 책임의 문제”라며 “경찰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는 내부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물론 반론도 나온다. 다른 경찰관은 “오래 고생하는 일도 아니고 아침 잠깐인데 경찰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며 “수험생 수송한다고 도둑을 안 잡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된 경찰의 업무는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보호나 범죄 예방 및 수사, 교통 단속 등이다.

경찰은 수능 당일 시험장 주변 교통 관리를 위해 교통경찰, 기동대, 지역경찰, 모범운전자 등 1만1343명을 투입했다. 또 순찰차 2089대, 경찰 오토바이 349대 등 차량 2547대를 투입했다.

그러나 수능 당일 경찰력을 동원한 수험생 지원을 단순 미담이나 일회성 이벤트 차원이 아닌 공론장에서 다뤄봐야 할 문제라고 전문가는 제언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할 만한 일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경찰관이 아니고서는 할 수 없는 유형의 일은 아니다”라며 “경찰이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민 편의라는 서비스 측면에서는 일부 타당성도 있기는 하다”며 경찰과 시민이 함께 공감할 업무 범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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