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중심’ 부산항 화물차 4만대 주차는 어디에? – 한겨레

지난 25일 오후 부산 남구 우암동의 부산항 북항 근처 우암부두 임시 화물차 주차장은 운송을 마치고 주차를 하려는 대형 화물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왕복 2차선 도로인데, 양방향 1개 차로는 무단 주차한 화물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실제로 차가 오갈 수 있는 도로는 1개 차로뿐인 셈이다.
“시내바리(시내만 돌아다님)나 경남·울산 등 근거리 운송하는 기사들이 차를 대지 못해 주차장 근처 도로 옆으로 주욱 (무단) 주차하고 있다인교. 맨날 이 모양이지.” 화물차 운전자 김아무개(45)씨가 말했다.
지난 8월 기준 부산시에 등록된 화물차는 4만5133대인데, 부산시 등의 공영차고지와 휴게소 10곳의 주차 가능한 주차면은 2055면이다. 화물 노동계 쪽은 부산항 북항 근처에서 공영차고지와 휴게소 등을 이용하지 못해 도로에 무단 주차한 화물차가 하루 평균 400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김씨는 “고질적인 주차장 부족 상황에서 내년에는 이 주차장까지 문을 닫는다고 들었다. 차를 어디에 대라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7일 부산항만공사 등의 말을 들어보면, 우암부두 임시 화물차 주차장(210면 규모)은 해양산업클러스터 조성에 따라 12월 운영이 종료된다. 부산시는 북항을 드나드는 화물차 주차난을 다소나마 해소하기 위해 자성대부두에 대체 임시 주차장을 마련하려고 한다. 1978년 문을 연 자성대부두가 부산항 북항 재개발 2단계 대상 터에 포함됨에 따라 올해를 끝으로 부두 운영을 종료하는데, 이곳에 부산항만공사가 대체 임시 화물차 주차장을 조성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개발 사업 진행 사정을 고려하면 자성대부두 터(62만4천여㎡)는 1~2년 유휴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성대부두 터를 소유하며 총괄 운영 등을 맡은 부산항만공사는 주차장 등 자성대부두 터 활용에 대한 검토를 진행해 다음달 말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주차장 조성에 대해선 관련 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인 부산시가 터를 빌려 조성과 운영을 맡아야 한다는 태도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주차장 조성은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추진하는 것이기에 부산시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자성대부두 화물차 임시 주차장 조성·운영을 놓고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자, 화물차 노동자들은 주차 대란을 우려한다. 화물 노동자 박아무개(59)씨는 “부산이 물류 산업 중심지라면서 화물차 주차장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성대부두 임시 주차장 조성에도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윤창호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장은 “부산항만공사와 부산시가 직접 만나 임시 주차장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면서도 “부산시는 시민 안전, 화물 노동자 생존권을 위해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 트라이포트기획과 관계자는 “부산항만공사 쪽과 갈등이 있는 구조는 아니다. 잘 논의해 서둘러 대체 주차장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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