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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오비맥주지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천, 청주, 광주 공장과 24개 직매장에서 오비맥주를 운송하는 노동자 300여 명이 이번 파업에 참가했다. 전국의 오비맥주 운송 노동자들이 거의 모두 참가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직매장으로(1차 운송, 18톤과 25톤 차량), 직매장에서 도매상과 편의점으로(2차 운송, 5톤 차량) 오비맥주 제품을 운송한다.
파업 노동자들은 최근 물류 운송사로 지정된 CJ대한통운이 노동자들과 운송 계약은 차일피일 미루면서, 일방적으로 물량 배치를 변경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설 연휴 직후인 1월 31일 직매장에서 편의점으로 가는 물량을 대체 차량을 투입해서 운송했다. 수십 년째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해 온 노동자들과 아무런 논의조차 없었다.
게다가 직매장 물량의 30~40퍼센트를 차지하는 편의점 물량을 앞으로는 별도 집하장을 만들어서 대체 차량으로 운송하겠다고 한다.
이는 사측과 CJ대한통운이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배제하고, 운송비를 낮춰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속셈이다.
수십 년째 이 일을 해 온 노동자들은 당장 일감이 줄어들고 운송료 삭감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또 해고도 될 수도 있다.
이번 ‘도발’은 전체 오비맥주 운송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여러 노동자들이 입을 모아 CJ대한통운을 규탄했다.
“CJ대한통운이 오비맥주에 (운송사로) 들어온 적이 있었어요. 그때도 우리가 투쟁했어요. CJ대한통운은 오비맥주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여기저기 물류 건드려 놓고 야금야금 운송료 깎아 먹다가 아니다 싶으면 빠지고, 그런 식이에요”(김상혁 광주지회 조합원)
“예전에도 CJ대한통운이 운송사로 있을 때 횡포가 심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투쟁했죠. 그때 CJ가 지고 오비맥주에서 손 뗐습니다. 이참에 다시 와서 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이순철 청주지회 조합원)
화물연대 오비맥주 지부가 사용자 측과 운송사에 이에 대한 조처를 요구했지만, 이들은 교섭에 나오지도 않고 있다.
노사 간 중요사항은 사측, 화물연대, 운송사 3자가 협의해 결정하기로 한 바 있는데, 노동자들은 이 합의를 사측과 운송사가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파업 노동자들은 옳게도 이번 ‘도발’을 특정 사업장만의 문제로 보고 있지 않다.
2월 3일 화물연대 오비맥주지부는 즉각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의 오비맥주 운송 노동자들이 적극 호응했다.
2월 11일에는 경기도 이천 공장 앞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전국의 오비맥주 운송 노동자 3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오비맥주 사측과 CJ대한통운을 규탄했다.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 박영길 오비맥주 지부장은 이렇게 발언했다.
“수십 년째 고정차로 있는 차들에게 말도 없이, 업무 끝난 다음에 용차(대체 차량) 투입해 우리 물동량을, 우리 밥거리를 도둑질해 갔습니다. 이대로 둘 수 없어서 우리는 차량 300대를 멈췄습니다.”
“우리는 수십 년째 오비맥주 지시에 따라 밤낮으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제일이라는 오비맥주가 절차도, 명분도 없이 싸움을 걸고 있습니다. 화물노동자들을 노예로 삼고, 민주노총 화물연대를 박살내겠다는 뜻이 명백합니다.”
“(사용자 측 관리자는) 두 주 지나면 화물연대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답니다. 하이트진로를 벤치 마킹해서 화물연대 무력화시키라는 것이 지시사항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SPC그룹 투쟁을 봤을 것입니다. 노조 탄압으로 사장과 회장이 감옥에 갔습니다. 기필코 이 투쟁 승리하고 그런 자들을 감방에서 콩밥 먹일 수 있도록 가열차게 투쟁합시다.”
김재만 오비맥주 이천지회 조직차장이 힘차게 투쟁 발언을 이어 갔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입니다.
“오비맥주가 양아치 같은 CJ대한통운을 앞세워서 우리들을 일회용 폐기물 처리하듯이 밀어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비, CJ가 박살 날 때까지 싸워야 합니다.”
화물연대본부 김동국 위원장은 오비맥주 노동자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씨제이 자본과 오비 자본이 먼저 우리를 도발해 왔습니다. 우리는 중집 회의를 열어 이 투쟁을 승인했습니다. 만약에 대전지역본부에서 힘이 부친다면 최대한 빠르게 이천 공장으로, 또 청주 공장으로 조합원들을 집결시킬 것입니다. 우리 생존권을 반드시 찾고 당당하게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더욱 관심 있게 지켜 볼 것입니다”
파업 출정식을 마친 노동자들은 돌아가지 않고 한데 모여 파업 효과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비맥주의 아픈 곳을 예리하게 파괴할 것”(투쟁 결의문)이라고 밝힌 파업 노동자들은 이천 공장 정문과 후문을 막고 제품 출하를 저지했다.
12일 새벽 1시 30분경에는 안성 편의점 물류센터로 거점을 옮겨 온종일 운송 저지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오비맥주 화물 운송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에 지지를 보내자.
〈노동자 연대〉는 정부와 사용자가 아니라 노동자들 편에서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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