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없이도 코끝 시큰해지는 동물 이야기…애니 '플로우' – 연합뉴스

송고2025-03-09 08:00
송고 2025년03월09일 08시00분
[판씨네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모아나 2′(디즈니), ‘인사이드 아웃 2′(디즈니·픽사), ‘와일드 로봇'(드림웍스)….
올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 명단은 늘 그래왔듯 대부분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영화로 채워졌다.
철저한 분업 체계 아래 창작부터 개봉까지 수년을 투자하고, 1억달러(약 1천400억원)는 족히 넘기는 제작비와 그에 버금가는 홍보 비용까지 들인 작품들이다.
그러나 두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가져간 건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의 라트비아 영화 ‘플로우’였다. 라트비아는 전체 인구가 187만명에 불과한 동유럽의 작은 나라로, 라트비아 작품이 미국 주요 영화 행사에서 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독립영화가 오스카 애니메이션 부문 트로피를 안은 것도 최초의 일이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인사이드 아웃 2′(2천900억원)의 2%도 안 되는 350만유로(55억원)다. 질발로디스 감독이 연출부터 각본 집필, 작화, 편집, 음악에 이르기까지 영화 전반을 거의 혼자 책임지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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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주인공인 ‘플로우’에는 대사조차 없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하고 몇 분만 지나도 감동을 주는 데 대사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주인공은 숲속에 홀로 사는 검은 고양이다. 어느 날 홍수로 강이 범람하고 물살에 떠밀려온 작은 배에 엉겁결에 타게 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와 비슷한 처지의 개,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도 하나둘 배에 탑승한다. 생김새도, 습성도 다른 이들은 처음엔 ‘한배 살이’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영역 동물로 혼자 있는 게 편한 겁 많은 고양이는 늘 초긴장 상태다.
하지만 억수같이 퍼붓는 비와 거친 파도에 맞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이들은 점차 우정을 나눈다. 힘들게 사냥한 먹이를 양보하거나 목숨을 걸고 위험에 빠진 동료를 구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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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위기 속에서도 좀처럼 화합하지 못하는 인간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코끝을 시큰하게 한다.
‘플로우’ 속 동물들이 서로를 경계하고 두려워하던 이유는 서로를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자의 다름을 알게 되고 포용하면서 친구가 된다. 연대의 힘은 이들을 계속해서 생존하게도 만든다. 말 한마디 못 하는 동물이지만, 어쩌면 사람보다 나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영화 속 캐릭터들의 눈빛과 몸짓, 행동이 실감 나게 표현돼 마치 예능 프로그램 ‘동물농장’을 볼 때처럼 동물들의 세계에 어렵지 않게 빠져들 수 있다. 질발로디스 감독은 각 동물의 특성을 세밀하게 관찰해 매력적인 작화로 표현했다.
실사 영화 못지않게 묘사된 자연의 풍광은 눈을 즐겁게 한다. 고양이가 바다에 뛰어들어 열대어를 잡는 장면과 동물의 죽음을 신비롭게 표현한 시퀀스 역시 경탄을 자아낸다.
19일 개봉. 85분.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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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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