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안방극장이 다채로운 볼거리로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다. ‘매운맛’ 복수극 ‘보물섬’과 서강준의 복귀작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치열하게 맞붙는 가운데, 기업 인수합병(M&A)을 주제로 한 안판석 감독의 신작 ‘협상의 기술’까지 경쟁에 합류했다.
현재 시청률 선두는 에스비에스(SBS) 금토드라마 ‘보물섬’이다. 살아남기 위해 2조원의 정치 비자금을 빼돌린 주인공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이려 한 이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싸우는 16부작 드라마다. 지난달 21일 1회 시청률 6.1%에서 시작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5일 8회 시청률 12.3%를 기록했다. 배신과 복수를 다루는 만큼 자극적이고 전개가 빠른데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까지 더해져 흥행의 삼박자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박형식은 대산그룹 대외협력팀장으로 일하며 회장의 크고 작은 문제를 봉합하는 해결사이자 성공을 위해 뭐든 하는 ‘야망캐’(야망 가득한 캐릭터) 서동주를 성공적으로 연기하며 기존의 발랄한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그는 지난달 21일 제작발표회에서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제가 보여드리지 않았던 캐릭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 방영 중인 문화방송(MBC) 금토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12부작)은 지난 15일 8회 시청률 6.1%로 ‘보물섬’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화제성은 높다. 티브이(TV) 화제성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3월 2주차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합친 티브이 화제성 부문에서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가정보원 요원 정해성(서강준)이 고종 황제의 사라진 금괴를 찾기 위해 고등학생으로 위장 잠입하는 이야기로,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가 적절히 버무려져 호응을 얻고 있다. 서강준의 화려한 외모와 상대역 진기주의 코믹하고 사랑스러운 연기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지난 8일 첫방송을 한 제이티비시(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12부작)도 시청률 3.3%로 시작해 4회 만에 7.1%로 뛰며 상승세를 탔다. ‘밀회’(2014),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봄밤’(2019), ‘졸업’(2024) 등을 성공시킨 안판석 감독의 신작으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기업 인수합병이라는 생소하고 어려운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기업에 얽힌 사연과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주며 휴머니즘을 녹여냈다. 안 감독의 섬세하고 현실감 있는 연출, 전설의 협상가 윤주노를 연기하며 백발로 변신한 이제훈의 새로운 모습도 관전 포인트다. 안 감독의 강력한 추천으로 탄생한 백발 스타일은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외모를 연출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실제로 드라마 배역 자문을 맡은 이의 머리가 하얗게 센 것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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