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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어떤 에스에프(SF) 영화보다 초현실적인 일이 터졌다”며 12·3 내란사태를 비판했다.
봉 감독은 9일 제이티비시(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1969년생인 봉 감독은 초등학생 때 겪었던 전두환 신군부의 5·17 비상계엄 전국 확대 조치(1980년)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있다며 “그 후로 40여 년의 세월이 지났는데 제 생각에 (비상계엄을) 맞닥뜨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내란 사태 당시 한국 자택에 머무르고 있던 봉 감독은 친구들로부터 문자를 받고 상황을 인지하게 됐다고 한다. 봉 감독은 “현실감이 잘 안 났다”며 지난해 12월31일 개봉한 영화 ‘시빌워 : 분열의 시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극단적 분열로 내전이 벌어진 미국의 상황을 그린 픽션이다.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미키 17’을 연출한 봉 감독은 국외 배우 및 스태프들이 내란 사태와 관련해 보인 반응도 전했다. 그는 “미키 17에 같이 일했던 국외 배우들이나 프로듀서들도 당황스러웠는지 저한테 괜찮냐,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 무슨 일이냐 하는 문자나 이메일이 왔다”며 거듭 “황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로제 ‘아파트’가 이번 주는 몇 위야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계엄령이 나니까 너무나 당혹스러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봉 감독은 내란 사태 직후인 지난해 12월9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영화인들의 성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당시 봉 감독을 비롯해 변영주·문소리 등 영화감독과 배우 2500여명으로 구성된 ‘윤석열 퇴진 요구 영화인 일동’은 ‘내란죄 현행범 윤석열을 파면, 구속하라!’는 제목의 긴급 성명을 내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죄 동조자로 역사에 남을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는 정치인으로 남을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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