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보험사들이 산불이나 허리케인보다 더 무서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우박이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최근 보험중개 기업 갤러거 리의 자료를 인용해 미국 중부에 주로 발생하는 대륙성 폭풍이 가져온 우박 피해가 보험사들에게 지난해에만 무려 580억달러의 손실을 입혔다고 전했다. 580억달러는 미 보험정보연구소 통계 기준 최근 발생한 LA산불이나 카트리나와 이언 등 일부 허리케인을 제외한 모든 허리케인의 피해액을 넘어선 액수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대륙성 폭풍이란 온도차에 따른 공기의 수직이동으로 생기는데 비바람과 천둥번개 그리고 우박을 동시에 동반해 홍수, 정전, 화재 등 막대한 재산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이 중 우박의 경우 주택이나 차량 기타 산업시설을 직접 파괴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변수로 꼽힌다.
미 보험사들은 산불 피해가 극심한 캘리포니아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오클라호마와 텍사스 그리고 콜로라도 등의 지역에서 우박 피해를 이유로 보험 갱신 및 신규 가입을 거부하고 있다.
우박 피해가 심한 오클라호마에서는 지난해에만 3천400여명의 주택 소유주들이 우박 피해를 이유로 보험 갱신을 거부 당했다.
피해 지역의 주정부들은 보험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보험료 인상을 허용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에서는 이미 보험사가 주정부의 승인 없이 보험료 인상이 가능하며 기타 지역도 대다수의 인상 요청을 승인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결국 보험료 인상의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지난해 기준 미 주택 보험료를 보면 오클라호마가 플로리다에 이어 주택가치 대비 2번째로 비싼 주에 꼽혔다. 생활비는 저렴하지만 주택 보험료기 기타 지역의 약 2배에 달하고 있다.
한편 갤러거 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자연재해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은 총 4천170억 달러로 추정된다.민간 보험 시장과 공적 보험 기관이 그 가운데 1천540억 달러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됐다.2017년부터 2024년까지 8년간 자연재해로 인한 연평균 보험손실은 1천460억 달러에 달했다. 갤러거 리측은 연간 1천500억 달러의 자연재해 보험손실이 이제 ‘뉴 노멀’로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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