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31
삼성·LG, 작년 최대 매출…올해는 "통상환경·中가전 등 올해 변수 예의주시"
[디지털데일리 옥송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최대 매출을 썼다. 삼성전자는 300조원을 넘어섰고, LG전자는 87조728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대내외 상황을 예의주시 하면서,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발 통상 환경 변화 우려와 나날이 심화되는 중국 가전 제조사들의 한국 시장 공세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 다소 아쉬운 반도체·스마트폰…삼성 “경영현황 단시간 내 해결”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 3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4분기 반도체 사업은 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냈고, 같은 기간 모바일 사업에서는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300조87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로, 전년 대비 16.2% 증가한 수치다. 연간 영업이익은 32조7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3% 증가했다.
4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5조790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4.1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가 한 차례 기대치를 하향 조정한 7조원보다 낮은 6조490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분기 대비 29.3%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비롯해 갤럭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저조해서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의 작년 4분기 매출은 30조1000억원,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3조원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25% 감소했다.
모바일 사업을 이끄는 MX와 네트워크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 25조80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직전 분기 대비 15%, 25% 줄어들었다. 특히 해당 분기 스마트폰 판매 감소가 실적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 Z6 시리즈를 내놓은 데 이어, 10월에는 새로운 라인업인 갤럭시 Z폴드 SE를 출시하며 폴더블 라인업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삼성전자가 진행한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다니엘 아라우호 MX사업부 상무는 “지난해 4분기 MX 사업부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200만대, 700만대를 기록했다”며, “스마트폰 ASP는 26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판매 성적보다 저조한 수치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800만대, 700만대를 달성했다. ASP는 29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콜에는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의 ‘곳간지기’로 임명된 신임 박순철 CFO 부사장이 직접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박 CFO는 “현재 회사 경영현황이 쉽지 않다는 점을 잘 안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의 경쟁력으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그는 “지난 당사 역사를 보면, 삼성전자는 근본 경쟁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해 왔다. 지금의 이슈 또한 성장의 기회로 믿는다”면서 “짧은 시간 내 극복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가전 기반 ‘구독’, 스마트TV 기반 ‘웹OS’ 주효
LG전자는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87조72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6.6% 증가한 수치로, 82조5215억원을 기록한 지난 2022년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3조41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 줄었다.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 지연과 하반기 물류비 상승 등의 외부 변수를 실적 하락의 요인으로 꼽았다. 전반적인 지난해 실적은 ‘상고하저’ 흐름을 피해가지 못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LG전자의 주력인 가전 사업을 이끄는 H&A사업본부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해당 부문은 매출 33조2033억원, 영업이익 2조446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기록한 30조원 수준의 매출을 성장시켰다.
반면 4분기 매출은 7조4153억원으로, 8조3376억원을 달성한 직전 분기 대비 11.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역성장하면서 직전 분기 대비 6445억원 감소한 -1173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LG전자는 가전구독과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사업방식 변화가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가전구독 매출은 직전 연도 대비 75% 이상 늘어난 2조 원에 육박한다. 냉난방공조(HVAC) 등 기업 간거래(B2B)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경우, 스마트 TV 기반 운영체제인 웹OS의 광고·콘텐츠 사업이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며 유니콘 사업으로 성장했다.
LG전자는 올해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과 경쟁 환경 속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을 일관되게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연말 단행한 사업본부 재편을 통해 사업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성장을 뒷받침한다는 목표다.
HS(Home Appliance Solution)사업본부로 이름을 바꾼 가전 사업 부문은 지역 특화 및 인공지능(AI) 적용 신제품을 출시하고 볼륨존 확대로 매출 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올해도 구독 사업을 강화한다. LG전자는 “구독 사업은 한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태국, 인도 등으로 적극 확대하며 기회를 지속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3일 진행한 LG전자의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이권 LG전자 HS본부 전무는 “당사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수 있도록 가전 구독의 본질인 지속적인 케어와 다양한 고객 경험을 강화해, 당사만의 구독 브랜딩을 전개할 것”이라며, 경쟁사 삼성전자의 구독 서비스를 견제하기도 했다.
◆ 트럼프2기 보호무역·中 가전 공세…올해 풀어야 할 숙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경영 전망에 앞서 대내외 환경을 언급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대응책 모색을 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의지다.
김이권 LG전자 HS본부 경영관리담당 전무는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와 고관세 기조에 대해 “트럼프 2기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보편적 관세 부과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인플레이션 우려 및 금리 인하 속도 완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시장 환경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가전 기업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삼성과 LG는 AI 기술력과 철저한 보안 능력을 앞세워 중국 가전 기업들과 차별화에 초점 맞출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노경래 VD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기반의 연결 경험 전반에 AI 기술을 결합하고, 동시에 당사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바탕으로 보안 기술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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