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라 – 션 베이커 – 브런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현대영화리뷰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는 작년 칸 국제 영화제의 작품상 수장작 입니다. 그리고 금년도 아카데미 6개부문의 후보에 올라와 있습니다. 여주인공이 온몸을 던져 연기한 작품이니만큼 "여우주연상"은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칸 영화제와 마찬가지로 경쟁작에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가 있습니다. "아노라"는 선정적인 부분이 꽤 많아서 남성 관객의 관심을 많이 받았지만, 사실은 지독한 "블랙 코미디" 입니다. 그리고 감독이 선정적으로 찍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잠깐 잠깐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 선정성은 크게 영향이 없습니다. 선정성으로 따지면 작년 아카데미의 "엠마 스톤" 주연의 "가여운 것들"이나 "서브스턴스"가 더 심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영화가 한 편 있는데, 바로 "폴 버호벤" 감독의 "쇼걸" 입니다. 선정성 하면 이 영화를 따라갈 작품이 없습니다.

여기 "애니"라는 예명의 매춘부/쇼걸이 있습니다. "아노라"는 본명 입니다. 러시아어를 알아듣지만 영어만큼은 하지 못하는 것으로보아 결국은 러시아계 미국인 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HeadQuarter"라는 스트립클럽에서 열심히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포주가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애니"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러시아 재벌 "니콜라이 자하로프"의 외아들인 "이반 자하로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은 애칭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반"이라고 안하고 "반야"라고 부릅니다. 열심히 "반야"에게 영업을 하던 "애니"는 자신의 집으로 가서 1주일 동안 봉사를 하면 15,000 달러를 준다고 하기에 기꺼이 따라나서고 자신의 값어치를 합니다. 그런데 그 집이 어마어마 합니다. 이 와중에 "애니"는 "반야"에게 "행복하냐?"고 묻습니다. 비디오게임에 미쳐있는 "반야"는 대충 행복하다고 얼버무립니다. 둘은 실컷 즐기다가 동네의 젊은이들을 불러모아 정신없는 파티를 엽니다. (여기까지가 영화에서 무려 40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라스베가스"로 가서 도박을 하여 큰 돈을 잃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또 갑자기 "애니"에게 결혼을 하자고 합니다. 안받아들이면 이상합니다. 결혼은 "라스베가스"가 있는 "네바다"주의 한 예식장에서 하고 혼인계약서를 받습니다. 3캐럿짜리 다이아반지와 함께. 횡재도 이런 횡재가 없습니다. 이제 난리가 났습니다. "반야"의 부모가 미국에 가서 공부나 하라고 보낸 아들이 아무 생각없이 매춘부와 결혼을 한 것이고, "반야"를 감시하고 뒤치닥거리를 하던 아르메니아 출신의 부하들은 당장 이 둘을 파혼시키려고 집으로 쳐들어갑니다. "반야"는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가버리고, 부하들은 10,000 달러 줄테니 떨어지라고 하고, "애니"만 혼자 남아서 버텨보려고 온갖 발악을 다 합니다. 그러다가 "이고르"라는 부하에게 결박당합니다. 이제 곧 부모가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에서 날아올 예정입니다. "반야"를 찾아야 합니다. 

밤새 "애니"와 러시아 일당들은 "반야"가 갈만한 곳을 모두 뒤지고, 결국 "HeadQuarter"에서 다른 여자와 뒹구는 "반야"를 찾아냅니다. 다음날 아침, 당장 법원으로 가서 강제 이혼을 시키려고 하는데, "주"가 다르기 때문에 "네바다"주로 가야 한답니다. 비행기 타고 다같이 갑니다. 거기에 "반야"의 부모도 옵니다. "애니"는 그냥은 이혼 못해주겠다고 합니다. "반야"의 엄마가 협박합니다. "다 잃고 싶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고르"에게 데려다주라고 하고 모두 같이 러시아로 떠납니다. "반야"도 마지막 미국 생활이었는데 "즐거웠어"라고 하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떠납니다. 눈이 너무와서 결국 "이고르"와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데, "이고르"왈 "잘 된거야, 저 집안이 어떤 집안인지 모를거야…" 다음날 차를 타고 가다가 헤어질 시간이 되었는데, "애니"에게서 압수했던 3캐럿 다이어반지를 "이고르"가 돌려줍니다. "아무도 모르는거야.." "애니"는 "이고르"의 품에서 엉엉 울면서 영화가 끝이 납니다.

런닝타임 2시간 18분이면 결코 짧지 않은데 영화인데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코믹 요소가 절묘하게 들어있고, 각본을 너무나 잘써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보다보면 "애니"의 직업이 매춘부이고, 이 영화가 40분간 수시로 등장하는 선정적인 장면의 영화였다는 것도 잊게 됩니다. 잘 만든 영화입니다. 각본, 연출, 음악, 연기 모두 부족함이 없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정말 "작품상" 자격이 있는가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감독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너무 뻔해서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재미"하나 만큼은 보장합니다. 보면서 수시로 낄낄대게 됩니다. 포스터의 왼쪽에 있는 남자가 바로 "반야" 입니다. 사실 이 "쓰레기"같은 인간을 능청스럽고도 자연스럽게 연기한 "마르크 아이델슈타인"이라는 러시아 배우에게 상을 주고 싶습니다.

공학전공자이지만, 누구보다도 인문학을 소중히 여기는 애호가 입니다.

source

모두의백화점

오섹시코리아.com

모든 파트너 기타 문의 http://문의다모아.com

댓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