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지 기자 입력 2024-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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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 국제공항 롯데면세점 <사진=김연지 기자>
면세업계가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다이궁(보따리상) 매출이 빠진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일제히 적자를 기록한 면세점 4사는 수장을 교체하고, 희망퇴직을 받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라, 신세계, 현대면세점의 올해 1~3분기 누적 적자는 총 1355억원이다. 롯데가 -922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신라(-258억원), 현대(-171억원), 신세계(-4억원) 순이다. 4사는 전년동기만 해도 117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불과 1년 만에 영업이익이 2529억원 감소했다.
여객 수요는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유커의 소비패턴이 대량 구매에서 소량·취향 구매로 바뀌고, 중국 경제 악화로 다이궁의 발길도 줄면서 면세사업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지만, 다변화 전략에서도 면세점들이 다이궁, 유커 매출을 대체할 강수를 찾지 못했다”면서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근접하면서 내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도 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4사는 수장을 교체하고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자체적인 활로 모색에 사활을 걸었다.
현대면세점은 최근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면세 전문가로 꼽히는 박장서 영업본부장을 새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또한 면세점 사명을 현대백화점 면세점에서 현대면세점으로 단축하고, 대표 BI(Brand Identity)를 교체했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명칭을 쉽게 바꾸면서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히 하려고 하고 있다”라며 “국내 면세 사업의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 명품 매장 추가 입점, 글로벌 면세 사업은 뉴진스 협업으로 프로모션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정기인사에서 유임된 유신열 대표가 비상경영TF를 신설했다. 또한 희망퇴직을 받고, 임원 급여를 반납하게 하면서 고강도 비용 절감 작업에 착수했다. 신세계DF가 출범한 2015년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이에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 8월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전사적으로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한 상태다. 이달 말 롯데그룹 정기임원인사가 있을 예정이어서 김주남 대표의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4사는 매출 회복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개별 관광객 공략에 집중하고, 시내·온라인 면세점 매출 활성화를 위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실적 회복을 위한) 돌파구 전략으로 해외 비중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라며 “국내 사업은 지체가 장기화된 데 반해 해외 매출은 회복에 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호텔 사업 강화로 전체 실적을 견인할 방안이다. 면세점은 그간 다이궁 중심의 도매 성격의 사업에서 개별 관광객을 대상 소매업 위주로 개편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그간 면세점 사업이 대규모로 물건을 떼 가는 다이궁 위주였는데, 그거를 소매 위주로 개편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개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체험 콘텐츠를 마련과 단독 브랜드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차별화 전략에도 불구하고 실적 회복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현재 면세점 기업들이 힘쓰는 개별 관광객, 중국 외 국가 관광객 매출이 기존 중국인 관광객들의 씀씀이를 못 따라 온다”라며 “그나마도 요즘은 중국 경제가 안좋아서 희망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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