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의 국내 진출 이후 첫 성적표가 공개됐다. 당초 기대처럼 국내 카지노의 지형도가 바뀔 만큼의 영향력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시장 연착륙은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하는 1조원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파이낸싱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인스파이어의 직전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매출은 2190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카지노 1079억원 ▲호텔객실 462억원 ▲식음료 390억원 ▲엔터테인먼트 260억원 수준이다. 해당 매출은 호텔3개동과 아레나, 복합쇼핑몰,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이 올해 3월 개관한 이후 약 7개월 동안 발생한 금액이다.
국내 카지노업계에서는 인스파이어의 첫 해 성적표에 이목이 집중돼왔다. 인스파이어가 미국 복합리조트 개발·운영기업 ‘모히건’의 첫 번째 해외 진출 사례로 국내 카지노의 지형도가 바뀔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동일 지역인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와 카지노산업을 양분하고 복합리조트를 갖추지 못한 영세업체들은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인스파이어가 당초 기대에는 못 미쳤지만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들이 주를 이룬다.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월 평균 매출은 154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8월 3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국내 카지노업계 1·2위 사업장인 파라다이스시티와 파라다이스 워커힐이 월평균 300억원 중반, 280억원 후반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수치다.
이제 관심사는 인스파이어의 PF 리파이낸싱으로 모아지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2021년 9월 국민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 67곳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PF의 만기는 올해 12월1일까지다. 다만 인스파이어의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386억원에 그치는 탓에 반드시 리파이낸싱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이에 인스파이어는 올해 실적개선과 자금관리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리파이낸싱을 위해 대주단을 설득하거나 신규 투자자를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명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스파이어가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국내 카지노산업은 중·일 VIP 고객 확보를 위한 초기 마케팅 예산이 필요하지만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실적을 큰 폭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 나아가 회사는 지난해 10월 구회경 최고인사운영책임자(CPOO), 이동형 카지노 운영총괄, 스티브 팡(Steve Pang) 카지노 재무 총괄 부사장 등을 선임 및 승진시키며 사전 정비도 마쳤다.
인스파이어의 모기업인 ‘모히건’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모히건은 현재 미국 코네티컷에 본사를 두고 총 7개의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글로벌 카지노 기업으로 2023년 매출은 16억7000만달러(한화 약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모히건이 한국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2021년 그리스 아테네 프로젝트까지 철수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모회사의 의지가 강력한 만큼 인스파이어의 리파이낸싱에서 모히건이 레버리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와 관련 아리 글래이저 모히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모히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스파이어 카지노 수익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 사업의 부채가 회사 전체 운영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며 “인스파이어 는 충분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후 자본구조 최적화와 리파이낸싱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주 기자 seungjoo@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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