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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일 오전 7시 10분 KBS2 ‘영상앨범 산’ 977회가 방송된다.
‘제2의 금강산’으로 불릴 정도로 수려하고 웅장한 산세를 지닌 설악산국립공원.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70년 다섯 번째 국립공원으로, 1982년 한국 최초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머무는 곳마다 경이로움이 가득한 설악산이지만, 특히 공룡능선은 전국의 23개 국립공원 가운데서도 제1경으로 꼽힐 만큼 환상적인 경치를 자랑한다. 매년 수많은 등산객의 발길을 불러 모으는 설악의 대표적인 능선, 공룡능선으로 오형구, 신희경 부부가 여정을 이어간다.
백담사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얼음꽃 핀 계곡들을 만나고 조금씩 드러나는 설악의 위용을 느끼며, 약 5시간 만에 봉정암에 올라선 지난 여정. 봉정암을 지나자 길이 더욱 가파르게 치솟고,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여 걸음이 더디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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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응원하며 해발 1,450m의 소청대피소에 닿는다. 잠시 숨을 돌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 희운각대피소로 향한다. 겨울 산의 적막 속에 일행의 거친 숨소리만 울려 퍼진다.
어느덧 해가 기울며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설악에 내려앉은 황혼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그 풍경 앞에 서니, 산행의 고됨도 일상의 스트레스도 모두 잊혀져 간다.
걸음을 재촉해 해발 1,095m의 희운각대피소에 닿는다. 설악산을 찾는 많은 등산객에게 고마운 쉼터가 되어주는 곳. 대피소 이용 시에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해야 하며, 해당 대피소의 입실 시간을 지켜 도착해야 한다.
다음 날, 공룡능선을 향해 산행을 이어간다. 길이 매우 가파르고 평지가 없어 설악산에서도 어려운 등산 코스에 속하는 공룡능선. 칼날 같은 뾰족한 봉우리가 늘어선 모습이 마치 공룡의 등뼈를 닮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겨울이라 한층 더 험난한 산행이기에 설악산국립공원 특수산악구조대와 함께 안전에 만전을 기하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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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평탄한 숲길이 이어지더니, 급격하게 가팔라지는 길. 수직에 가까운 아찔한 바윗길을 올라 공룡능선의 첫 번째 봉우리, 신선대에 이른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용의 기세처럼 힘차고 장쾌한 풍광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1275봉, 나한봉, 범봉 등 날 선 바위 봉우리들이 한눈에 펼쳐지고, 그 너머로 푸른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다. 이어 공룡능선의 중심인 1275봉으로 걸음을 옮긴다. 중간에 내려설 수 있는 탈출로도 없고 대피소도 없는 공룡능선. 한번 들어서면 돌아 나오거나 끝까지 갈 수밖에 없는, 도전을 멈출 수 없는 길이다.
길은 갈수록 사나워지고, 바람도 더 차고 거세진다. 거친 바위 굴곡을 오르내리니 체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한 걸음 내딛기도 마음껏 숨을 쉬기도 쉽지 않다. 1275봉을 넘어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나한봉까지 다시금 힘을 내어 나아간다. 고생에 보답이라도 하듯, 길옆으로 내내 암봉의 웅장한 풍광이 잇따른다.
암벽 위로 아슬아슬하게 놓인 난간에 의지하여 몇 번의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했을까, 마침내 나한봉에 도착한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그동안 걸어온 인생길이 겹쳐 보인다. 산악인들에겐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곳, 설악산국립공원 공룡능선을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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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자 : 오형구 / 치과의사, 신희경 / 주부, 손경완 / 설악산 특수산악구조대 대장, 나진영 / 설악산 특수산악구조대 대원, 윤태종 / 설악산 특수산악구조대 대원
◆ 이동 코스 : 희운각대피소 – 공룡능선 – 마등령 – 비선대 – 소공원 / 약 11.4km, 약 8시간 30분 소요 마등령 – 비선대 / 약 3.5km, 약 1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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