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너무 ‘스퍼시’해”…토트넘 팬들의 자조 – 스포츠경향

손흥민이 풀럼전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팬들은 팀이 부진할 때 ‘스퍼시(Spursy)’라는 표현을 쓴다. ‘스퍼시’는 매우 불규칙한 경기력을 묘사하는 말이다. 승리의 문턱에서 무승부나 패배를 겪는 특징을 나타내며, 팬들을 끊임없이 좌절하게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BBC는 ‘스퍼시하다는 문구는 토트넘 팬에게는 즐겁지 않은 표현’이라는 제목으로 토트넘의 들쭉날쭉한 경기력에 팬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토트넘 팬 안나 하웰스는 “재미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정확한 표현”이라며 “우리는 정말 일관성이 없다. 어떻게 이렇게 잘하다가도 이렇게 못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주 토트넘은 ‘스퍼시’하다는 말을 다시 들었다. 10명이 뛴 중위권 풀럼을 홈으로 불러 1-1로 비겼다. 주중에는 AS로마와 유로파리그에서 막판 동점골을 내줘 2-2로 비겼다. 불과 일주일 전 프리미어리그 강호 맨체스터 시티를 4-0으로 대파한 기세는 금방 사라졌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팀이다. 13경기에서 무려 28골(14실점)을 넣었다. 리그 1위 리버풀(26득 8실), 2위 아스널(26득14실), 5위 맨체스터 시티(22득19실) 등에 비하면 득점과 실점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런데 리그 순위는 7위(6승2무5패)다. 이길 때는 많은 골을 넣고 시원하게 이기지만, 비기거나 패할 때는 한골에 무너진 결과다. 잘 할 때와 그렇지 못할 때 경기력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의미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안제볼(Angeball)’은 ‘위험과 보상’으로 압축된다. 전방 압박, 역동적인 공수전환, 높은 공격 비중은 골을 부른다. 그러나 안제볼은 자칫 경기를 주도하지만, 결정력이 떨어질 경우 득점이 적을 수도 있다. 경기를 지배해도 골을 넣지 못하면 힘이 빠지게 되고 결국 어이없는 패배 또는 답답한 무승부에 머물고 있다. 주중 로마전에서 토트넘은 로마(18번)보다 많은 24차례 슈팅을 때리면서 훌륭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후반 추가 시간 2-2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BBC는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직후, 후반 막판 15분 동안 10명이 뛴 풀럼과 비긴 것도 안제볼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이로 인해 일부 팬들은 짜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BBC 스포츠에서 토트넘 팬 작가로 활동하는 앨리슨 스피칠리는 이번 시즌 팬 경험을 요약해달라는 요청에 “대체로 좌절감이 컸다”고 말했다. 스피칠리는 “안제볼은 때로는 보상을 얻기도 하지만,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는 위험이 더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축구에서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반응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때로는 계획이 효과적이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선수단은 언론을 통해 ‘우리는 모든 경기를 진지하게 준비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런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토트넘은 막강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지만, 올해 모든 대회를 통틀어 3연승을 기록한 것은 단 한 번뿐이다. 공격적인 축구는 토트넘 스타일이지만 좌절스러운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하웰스는 “나쁠 때는 어린아이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패스조차 못한다”며 “중간 정도 경기력이라도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웰스는 “로마전에서는 2-1 상황에서 경기를 끝냈어야 했는데 후반에 전혀 집중하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토트넘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팀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력을 보인 뒤 이후 경기에서는 이기지 못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 9월 말 이후 리그 연승이 없다. 스피칠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처음에는 놀라운 출발을 보였지만 이번 시즌에는 고집스러운 태도에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여전히 3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유럽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마지노 순위인 4위와 승점 차는 3뿐이다. 한 토트넘 팬은 “리버풀 전임 감독 위르겐 클롭도 모든 것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처음 두 시즌 동안 리버풀은 상위 4위권 밖에 머물렀다”며 포스테코글루가 이끄는 토트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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