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서슬 퍼런 서씨 영화들… –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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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페리아(2019), 서브스턴스(2024), *스포 O
 내가 어쩌다 서스페리아를 봤더라? (살짝 원망하며) 아차, 미아고스(Mia Goth) 때문이었지.. 그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연기력은 물론이고 미아고스의 목소리와 영어 발음이 어찌나 취향 저격인지.

 영화의 무드는 우중충하고 오묘했다. 특히 시대적 배경과 암시들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런 부분은 해석 영상을 보고서야 이해된 부분이 많았다. 그럼에도 영화를 재미있게 본 것은 표면적인 스토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제발 그만해..!"를 외치게 되는 영화였다. 바로 그 점에서 최근에 본 서브스턴스와 묶어서 감상평을 적게 되었다.

 서스페리아에는 춤을 작살나게 잘 추는 주인공이 나온다. 그 춤 실력의 원천이 무엇이었는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나만 당할 순 없지). 그리고 갑자기 스포 하자면 결말이 아주 시뻘겋다. 어안이 벙벙해질 만큼. 전에 리뷰한 미드소마가 하얗고 알록달록한 느낌이었다면 서스페리아는 뻘겋고 불긋불긋한 느낌이랄까? 어딘가 사이비스럽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고도 할 수 있다. 서스페리아 관전 포인트를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대빵 마녀를 잘 알아볼 것.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이 1인 3역을 했기 때문에 누가 누가 틸다 스윈튼인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제일 충격이었다.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어서 그런지 그 외에 어떤 교훈적이거나 마음에 남는 감상은 잘 없었던 것 같다.

 다음 서슬 퍼런 영화 서브스턴스는 어땠는가. 이 영화는 메시지 하나는 확실하게 와닿았다. "인간의 욕심은 어디까지인가?".

 영화는 끝없는 욕심이 불러온 파국을 끔찍 그 이상의 끔찍한 모습으로 보여준다. 사실 살아가며 본 영화 중 끔찍하기로는 서스페리아가 끝이겠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이 영화를 보며 "아, 지금 이 장면으로 이 영화가 서스페리아를 이겼다"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서브스턴스를 보면서는 "제발 그만해"를 다양한 대상에게 외쳤던 것 같다.

 먼저 주인공. 주인공은 이미 화려한 유명세를 경험한 스타로서, 전성기를 지나 보낸 입장이다. 하지만 그런 현실을 수용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서브스턴스를 복용하고, 신세계를 경험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선을 넘어버리고, 돌아오지 못한다. 하… 그 과정에서 ‘여기! 여기서만 멈춰도 늦지 않았는데!’ 하는 지점들이 많았어서 참 안타까웠다.

 극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기가 떨어진 스타가 새로운 얼굴로 대체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자. 근데 변태 아저씨들도 제발 좀 그만했으면 했다. 영화에서 일부러 약간은 역겹게(?) 그려낸 듯한 기득권 남성들. 위생 관념, 이글이글한 눈빛에 "아름다운 여성은 웃어야 해"를 비롯한 발언들까지 정말 제발 좀 작작했으면 했다. 그들도 주인공의 파국에 한몫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감독님. ‘자! 오케이. 이제 영화 끝났겠지?’ 하는 지점을 사뿐히 넘어 더 가고 더 가고,,, 종국에는 "감독님! 이쯤에서 컷 하시죠! 무슨 말하고 싶은지 잘 알겠다고요! 제발요…"를 실시간으로 외쳤다(극장 아니고 집에서 봄). 하지만 여러 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렇게까지 나아갔기에 메시지가 더 효과적으로 와닿은 것 같다.

 시각적 자극의 향연과 우중충하고 미스터리한 분위기, 반전 영화가 끌리신다면 <서스페리아>를 추천드린다. 개인의 욕망을 극도로 몰아가는 사회에 대한 비판 의식에 공감하면서도 나는 그 사회의 어디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라면 어디에서 멈출 수 있을지 돌아보고 싶다면 <서브스턴스>를 추천드린다.

 끝으로 징그러운 것을 볼 때 큰 맘을 먹으셔야 하는 편인데 두 영화를 모두 보기 원하신다면 비위를 위하여 관람에 텀을 두시기 바란다.

*사진 출처: https://www.imdb.com/title/tt17526714/mediaviewer/rm2037736449/?ref_=ext_shr_lnk
  
글쓰는 사회복지사. 직장생활, 영화, 반려묘 등 영감을 주는 것들에 관해 씁니다. 질문이 많고, 잘 울고 웃고, 가끔 불곰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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