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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미샤 매장 전경. 연합뉴스
강인규 미샤재팬 법인장
한국 화장품 브랜드 ‘미샤’를 제조·판매하는 에이블씨엔씨의 강인규 미샤재팬 법인장의 경고다. 그는 미샤가 일본에 첫발을 디딘 2005년부터 ‘맨땅에 헤딩’을 거듭하며 현지 시장을 개척했다.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20년 넘게 산전수전 겪은 베테랑이 K뷰티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일보는 2024년 12월 3일 일본 도쿄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먼저 “현재 일본에서 K뷰티가 주류인 것은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버라이어티숍(잡화점)·드러그스토어(약국) 등 오프라인 채널 매출의 상당 부분을 한국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 이에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매달 한국을 찾아 인기 화장품 등을 조사하고 올 정도라고 한다. 강 법인장은 “한국에서는 K팝 아이돌,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도 피부가 좋다 보니 일본 젊은 층이 한국식 피부 관리를 따라 하려고 한다“고 했다.
강인규 미샤재팬 법인장. 에이블씨엔씨 제공
다만 이런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특히 트렌드 변화에 둔감하고 신제품 출시에 소홀했던 일본 브랜드가 달라지고 있다. 먼저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씨앤씨인터내셔널 등 국내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에 제품 개발을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그는 또 “요즘 일본 브랜드가 한국에서 보관 용기도 많이 가져오고 있다고 들었다“고 했다. K뷰티 인기 비결 중 하나인 트렌디하고 감각이 뛰어난 용기 디자인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한국 브랜드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강 법인장은 “한 브랜드의 신제품이 잘 팔리면 다른 브랜드들이 패키지만 살짝 바꿔 ‘미투’ 제품을 만드는 일이 2, 3년 전부터 되풀이되고 있다“며 “비슷한 제품이 많다 보니 일본 유통 채널은 단가를 후려칠 수 있고 그만큼 수익성은 나빠진다“고 했다. 그는 “한국 브랜드 대부분 ‘우리가 일본 브랜드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며 “그건 큰 착각“이라고 했다.
실제 쿠션, BB크림 등 K뷰티가 문을 연 카테고리를 뺀 대다수 분야에서는 일본의 기술력이 더 높다고 강 법인장은 말한다. 그는 “아이브로, 마스카라 등 포인트 메이크업은 일본의 섬세함을 따라가지 못한다“며 “그나마 립은 기술력보다는 콘텐츠와 가격이 중요한 분야라 한국이 잘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K브랜드가 립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일본 대형 화장품 업체 가네보의 브랜드 케이트(KATE)가 내놓은 ‘립 몬스터’ 제품은 수년째 일본에서 압도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 12월 5일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다카다노바바역 인근에 있는 드러그스토어 ‘코코카라파인’ 매장에 미샤의 매직쿠션 제품이 진열돼 있다. 재고가 많지 않은 상태다. 도쿄=박준석 기자
결국 100년 업력의 일본 브랜드와 경쟁하면서 K뷰티가 오랫동안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와 뛰어난 제품력 등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그의 결론이다. 가파르진 않지만 미샤가 일본에서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플러스(+) 성장하며 장수하는 비결도 이 때문이다. 2024년에도 전년 대비 5%가량 성장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샤가 2015년 9월 일본에 처음 출시한 ‘M매직쿠션’은 1,000엔이라는 초저가 전략을 내세워 현재까지 3,600만 개가 팔렸다. 여기에 미샤는 진출 초기부터 오프라인 화장품 구매 비중이 80~90%에 달하는 일본 시장 특성에 맞춰 오프라인 유통에 집중해왔다.
실제 미샤 화장품은 일본 전역에 깔린 드러그스토어 2만여 곳에 입점해 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도 80%에 달한다. 일본 리서치전문기관 ‘후지경제’가 2023년 6월 20~59세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미샤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강 법인장은 “지방은 3040 주부들이 드러그스토어에서 화장품을 많이 사는데 미샤 쿠션이 워낙 저렴하다 보니 꾸준히 잘나간다”며 “일본 시장의 특성에 맞춰 사업을 해왔기에 지금껏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쿠션 시장의 경쟁 심화 등은 미샤가 이겨내야 할 과제다. 이에 미샤는 기초 화장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색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강 법인장은 “올해는 매출 60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며 “지난해 일본 코스트코 33개 매장 전체에 미샤 제품이 들어가면서 그에 따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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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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