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훈 기자 입력 2025-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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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손해보험 본사 전경. <사진=한화손보>
올해부터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아이를 분만할 경우 진료비가 무료로 바뀐다. 제왕절개 분만 비중이 많은 현실과 출생아 수 반등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 추세에 맞춰 보험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여태 5%였던 제왕절개 분만 진료비 본인부담비율이 이번 달 1일부터, 자연 분만 진료비 본인부담비율과 동일하게 0%로 내려갔다. 이와 같은 내용은 작년 12월 3일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담겨 있다.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관련해,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제왕절개 분만이 많은 현실과 아이를 원하는 부모에 대한 획기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적극적 조치”라며 “저출생 반전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왕절개 비중은 지난해 실시된 분만 약 22만7000건 중 64.3%(14만6000건)를 차지하며 전체 분만의 절반을 넘어섰다.
이에 더해 출생아 수 반등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월별 출생아 수는 감소세를 이어 오다가 작년 4월(2.8%)과 5월(2.7%)에 증가 전환했다. 특히 지난해 1~9월에는 출생아 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5명(0.7%) 증가한 17만8600명을 기록하며 저출생과 반대의 길을 걸었다. 분기 기준 합계출산율 반등은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임신·출산 관련 보험상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서, 관련 보험상품의 출시는 임신·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보험사 수익성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 사례로 출산 후 5년간 중대 질환 2배 확대 보장 특약, 출산·육아 휴직 기간 보험료 납입 유예 서비스를 내세운 한화손보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는 난임 치료 후 산후 관리 지원금, 난소 과다 자극 진단비 등을 담은 4종 특약으로 보험 업계의 특허권인 배타적 사용권을 얻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출산을 직접 보장한다는 점과 지원금을 통해 임신·출산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한화손보 여성 건강보험의 신계약 매출은 2023년 하반기 기준 65억원으로, 보장성 보험 전체 매출인 341억원의 20% 비중을 차지했다. 또 한화손보 여성 고객 비중은 신계약 체결 기준으로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출시 전인 2023년 6월 48.9%에서 지난해 3월 기준 56.6%로 7.7%포인트 늘었다. 이에 기반해 한화손보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2537억원보다 36.3% 증가한 3457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보험사가 제공하는 임신·출산 관련 보험상품은 대부분 임신·출산 비용을 보장하지 않고, 임신·출산 중 발생하는 의료적 상황을 보장하거나 임신·출산을 조건으로 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단독상품 또는 태아보험의 특약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대체로 임신·출산 관련 질환으로 인해 입원·수술 시 정액 또는 실손 보상하거나 유산 및 임신중독증 진단비를 지급하고 있다. 임신·출산 및 산후 관련 질환으로 산모 사망 시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기도 한다. 임신·출산 관련 질환으로는 자궁외 임신, 습관성 유산, 단백뇨 및 고혈압성 장애, 자궁경관 무력증, 전치태반, 조기 진통, 임신성 당뇨, 심한 입덧, 출산 전 선별검사 이상 소견 등이 있다.
임신·출산 시에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보험상품으로는 추가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성 보험과 출산 시 보험료를 납입 면제하거나 추가 급부 혜택을 주는 상품이 있다. 다만 이는 금융감독원이 작년에 추진한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도입된 보험상품이 대부분으로 임신·출산 관련 비용 및 위험 보장과는 거리가 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가장 적합한 임신·출산 관련 보험상품은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보이며, 관련 보험시장의 확대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된다”며 “임신·출산 관련 질환을 보장하는 보험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보험사들은 이에 대해 좀 더 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산 연령이 증가하고 있고, 임신중독증 환자도 증가 추세에 있으므로 관련 보험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며 “임신·출산 관련 질환 보장은 보험기간이 1년 미만이라는 점 때문에 장기보험 위주의 보험시장에서 보험회사의 관심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태아보험과 연계한 상품개발로 시장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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