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33주차 쌍둥이 임신부가 응급 분만할 병원을 찾지 못해 헤매다 소방헬기를 타고 120㎞ 떨어진 전북 전주까지 이동해 출산했다. 출혈이 발생했는데, 인근에서는 조치할 수 있는 병원을 찾지 못했다.
18일 소방당국과 전북대병원 설명을 들어보면 17일 오전 6시34분께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ㄱ(41)씨가 복통을 호소하며 출혈이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ㄱ씨는 쌍둥이 임신 33주차였다.
119구급대와 구급상황관리센터는 가까운 충남과 대전, 충북, 서울, 경기 등 병원 20여 곳을 수소문했지만 수용할 수 없다는 답만 받았다.
소방당국은 전북 전주의 전북대병원에까지 연락했고, 응급 분만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ㄱ씨는 신고 접수 3시간여 만인 오전 9시29분께 소방헬기로 전북대병원에 도착해 긴급 수술을 받았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ㄱ씨의 상태는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과정에서 태반유착이 관찰되고 산모의 산후 출혈도 있었지만 의료진의 노력으로 건강한 쌍둥이 형제를 출산할 수 있었다. 현재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모는 의료진에게 “아이와 나를 모두 살려줘서 고맙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영주 전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힘든 수술이었지만, 아이와 산모 모두 수술 경과가 좋아 건강하다.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천경석 기자 1000pr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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