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입력2025.01.11 06:00
수정2025.01.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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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변하는 미의 기준에 맞춰 필러 주사 등 각종 성형 시술·수술을 받는 청년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겪으며 화면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관심이 높아진 데다 기술 발달로 시술 비용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영향이다.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개발도상국 청년을 중심으로 성형 수술 붐이 일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1980~1990년대 연예인들이 주로 하던 성형 시술·수술이 요즘엔 대중으로 보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부터 중동 국가인 레바논, 이란, 중남미인 브라질, 북미인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2021년 얼굴 관련 성형 시술·수술을 시행한 전문의 5명 중 4명이 “화상 진료 중 외모 향상 목적의 시술·수술을 원한 환자가 증가한 것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탈모 고민이 있는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모발 이식 비용이 저렴한 튀르키예로 가서 시술을 받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용 의료를 위한 튀르키예 방문객 규모는 2013년 30만명에서 지난해 150만명으로 다섯배 늘었다.
이러한 현상은 데이터로도 확인 가능하다. 이코노미스트가 인용한 국제성형의학회(ISAPS) 데이터를 보면 필러 주사를 비롯한 비침습적 치료를 포함한 세계 미용 의료 시술 건수는 2019년 2500만건에서 2023년 3500만건으로 급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ISAPS가 성형외과 전문의 시술 건수만 포함한 것인 만큼 실제 시술·수술 건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 성형이 흔한 이란의 경우 성형외과 전문의는 400명 수준이지만, 성형 시술을 하는 의사는 약 2000명으로 다섯 배나 된다고 한다. 중국이나 영국 등에서도 미용 의료 시술을 하는 의료진이 등록된 성형외과 전문의 수를 크게 웃돈다.
브라질의 마르셀로 아라우조 성형외과 전문의는 성형을 위한 주사나 레이저 시술 등을 받는 행위에 대해 “매해 건강검진을 받는 수준으로 비슷하게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광고나 잡지를 통해 새로운 미의 기준을 전파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SNS의 확산으로 새로운 미의 기준이 등장하면 곧바로 전 세계에 퍼지는 구조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곡선미 넘치는 몸매로 10년 전 서구 사회 미의 기준을 정의한 리얼리티 TV 스타 킴 카다시안이 성형 수술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2015~2023년 전 세계적으로 엉덩이 확대술과 리프팅 수술이 가장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미의 기준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SNS의 영향력이 커지자 SNS 사용률이 높은 10~20대의 성형 관심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2022년 보톡스 시술을 받은 환자의 27%는 34세 이하로 2015년(20%) 이후 꾸준한 증가세다. 중국의 성형 시술·수술 관련 플랫폼 소영은 2018년 고객 2000만명 중 3분의 2는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층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갤럽 데이터를 인용해 한국에서도 2020년 성형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25%로 1994년(5%)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기반으로 한 성형 주사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업킵’을 개발한 티파니 데머스 창업자는 “10대 청소년들은 이러한 성형 관련 수술·시술을 그저 립스틱을 사거나 화장품을 사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미용 의료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는 미용 의료 산업이 향후 5년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성장한 1430억달러(약 210조20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사모펀드의 미용 의료 투자 규모도 2019~2021년 연평균 증가율이 30%에 달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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