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5개 정도 하면 보통 땀을 흘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지금 되게 뽀송합니다.”
6일 서울 영등포구에 마련된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주방.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셀럽의 셰프’라는 이름으로 출연한 임희원 셰프는 요리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항정살 구이와 묵은지 살사 등 5가지 요리를 한 시간 만에 선보였다. 임 셰프는 “이게 가능했던 건 숨은 셰프들 덕분”이라며 삼성의 인공지능 가전을 가리켰다.
임 셰프의 시간을 아껴준 건 주로 냉장고(‘비스포크 인공지능 패밀리 허브’)의 레시피(요리법) 추천과 조리값 전송 기능이다. 임 셰프는 보관된 식재료 목록을 보여주는 냉장고 화면에서 해산물과 파프리카 등을 선택해 레시피 추천을 부탁한 뒤 ‘해물 토마토 김치’를 택했다. 이어 ‘전송하기’를 누르자 조리값을 전달받은 오븐과 인덕션은 최적의 온도와 시간을 알아서 맞췄다. 재료를 손질해 넣고 기기를 작동시키기만 하면 나중에 따로 내부를 확인하거나 시간을 확인하지 않아도 됐다.
아직 기술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개선할 지점도 눈에 띄었다. 소비자가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으면 카메라가 이를 인지해 식재료 목록을 작성하는 ‘인공지능 비전 인사이드’는 삼성이 올해 선보인 기능이다. 실제로 임 셰프가 브로콜리를 냉장고에 넣자 인공지능이 알아서 식재료 이름과 입고일 등을 기록했다. 인식 가능한 식재료는 현재 모두 37종이다.
다만 아직은 포장되지 않은 식재료만 자동 인식이 가능하다. 포장된 경우 소비자가 수동으로 목록을 작성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는 병에 들어 있는 패키지 음식까지 (인식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가전을 제어할 때 핵심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음성 비서 ‘빅스비’도 허점을 보였다. 사회자가 “빅스비”라고 서너번 불러도 응답하지 않아 결국 다른 방식으로 작동시키는 장면이 수차례 포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피커에서 잡음이 들어오다 보니 인식률이 떨어진 것 같다”며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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