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에 사활 걸었다…10월 열병합발전소 착공 예정10년 째 자원 개발 지속하는 기업은 코스닥에서 한자투가 유일한자투 놀면서 사기 치는 회사 아니다…올해 영업이익 낼 것”
[김진욱 기자] 10년째 자원 개발 사업을 이어 가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가 있다. 이 기간 동안 2011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적자지만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 있는 동(銅) 광산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한국자원투자개발 이야기다.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자투 서울사무소에서 주정호 대표이사를 만났다. 이 회사 본사는 경기 김포시에 있다.
주 대표에게 “요즘 어떠냐”고 묻자 “콩고민주공화국에 보유한 무소쉬(Musoshi) 동(銅) 광산 매각과 대산열병합발전소(이하 대산) 프로젝트 탓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의 얼굴을 보니 충혈된 눈과 수염이 삐죽 솟은 거친 피부가 눈에 들어왔다.
◆ 한자투 핵심 사업 될 대산열병합발전소
투자자 사이에서 대산은 한자투의 최우선 사업으로 꼽힌다. 열병합발전은 다른 발전방식에 비해 부가가치가 뛰어나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한자투는 2010년 1월 특수목적법인(SPC)인 대산열병합발전㈜을 설립해 열병합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충남 서산 일대에 6만7940㎡(약 2만2000평) 규모로 지어진다.
“대산은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다. 열병합발전소인 군장에너지와 김천에너지 같은 선행 사례를 통해 열병합발전이 이익이 많이 나는 사업이라는 게 검증됐다. 발전소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자본을 마련할 수 있느냐 없느냐인데, 우리는 이미 전체 자금의 70%인 850억원에 대해 펀딩이 끝난 상태다. 나머지 금액은 전략적 투자자(SI)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이 부분도 국내 대형 금융사와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한자투는 지난해 8월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형태로 메리츠캐피탈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았다. 올해 1월에는 개인투자자인 윤영배씨에게 8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고, 앞서 증자도 여러 번 했다.
이러한 대형 호재를 가지고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 대표는 “발전소 착공 소식이 전해지면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발전소 건설은 메이저 건설사에, 운영은 대기업 계열사에 맡기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올해 10월에는 착공이 가능하고 완공까지는 2년 6개월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 “자원 가격 저점…가격 회복할 때 까지 대산에 집중”
한자투는 유연탄과 몰리브덴, 희토류, 구리, 금 등의 광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6대 전략 광물’로 꼽힐 정도로 가치가 높은 유연탄과 구리는 물론 스마트폰과 LCD 등에 사용돼 ‘첨단산업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매장량이 적어 희귀금속이라고 불리는 몰리브덴까지 고부가가치 자원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주 대표는 “현재 자원가격이 저점 중의 저점이다. 가격이 회복될 때까지는 대산에 집중하려고 한다. 특히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를 인수해 진행 중인 카메룬 금광은 매장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기대를 걸고 있다. 금은 다른 금속에 비해 채산성이 높은 편이라 개발이 가능할 것 같다.”
그는 최근 한자투의 주가를 요동치게 한 콩고 무소쉬 동 광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무소쉬 광산은 가치가 뛰어나 자체 개발하려고 마음먹고 있던 프로젝트였다. 자원 가격이 저점인 상황에서 중국계 자본이 좋은 조건에 거래를 제시했다. 광산을 매각해 대산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려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격과 지분에 대한 협의가 끝나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한자투, 놀면서 사기치는 것 아냐”
‘사기꾼’. 증권커뮤니티 종목토론실에서 한국자원투자개발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단어다. 이명박정부의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로 평가받던 자원외교에 비리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원개발업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주 대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커뮤니티를 보면 우리가 놀면서 사기만 치는 것 처럼 보이는데 지난해만 해도 150일 이상을 오지에서 보냈다”면서 “마음 같아서는 부정적인 시선 보내는 분들께 여권이라도 보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이 보이면 전문가와 함께 대여섯 차례는 더 방문한다”면서 “해발 5000m에 있는 페루 몰리브덴 광산에는 열다섯 번이나 다녀왔다”고 덧붙였다.
“한자투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은 우리 프로젝트가 실체가 없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 400원에 살 수 있는데도 500원짜리 증자에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것은, 우리 프로젝트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회사가 운영되고 새 프로젝트에 투자금이 들어온다는 것은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가 많다는 뜻 아니겠나. 올해는 꼭 영업이익을 내겠다.”
◆ 주정호 대표 약력
1973년 3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청원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식회사 소만사 기획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인텔링스와 한국파워보이스에서 근무했다. 2007년 한국자원투자개발(당시 넥사이언)에 합류해 2009년 12월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김진욱 기자 nook@pax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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