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고2025-03-13 10:37
송고 2025년03월13일 10시37분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주간으로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기술이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사람이 없다면 어떨까?
최고성능의 식기세척기도 사용자가 손으로 직접 설거지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결국 장식용 가구만도 못한 신세가 된다. 값비싼 명품 가방이 있어도 장롱 속에만 고이 모셔둔다면 일회용 비닐봉지만도 못하다.
그런 의미에서 메타버스 진화의 1등 공신은 사용자인 디지털 MZ세대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영상과 게임이 일상화된 MZ세대에게 디지털 환경은 낯설기는커녕 새롭고 흥미진진한 도전일 뿐이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통해 이미 메타버스 환경에 익숙해진 MZ세대는 더욱 생생하고 발전된 메타버스를 기대한다.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에게 디지털 가상 세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허황된 상상의 세상이 아니다. 그들은 이미 메타버스 안에서 친구를 사귀고 자신의 개성을 뽐내는 취미 활동도 한다.
자기 창작물에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해 원본을 인증받고 이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단순히 게임만 즐기던 기존의 가상 세계를 뛰어넘어 이제 메타버스는 삶의 일부가 돼 있다.
◇ MZ세대는 이미 메타버스에서 산다
메타버스가 얼마나 현실 세계와 연계될 수 있는가도 메타버스 발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세계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별개의 세상이라면 사람들의 관심은 오래 이어지기 어렵다.
PC방처럼 소수의 게임 애호가만 몰려들거나 현실 세계에서 도피하고 싶은 공상가들만 즐기는 제한된 가상 세계가 될 것이다.
물론 미래 메타버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완벽한 연계와 융합이다. 메타버스는 현실도피자나 공상가들만 찾는 별개의 세상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의 일부로 생각하고 활동하는 또 하나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구현하는 메타버스 세상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누적 가입자 2억 명 중 MZ세대가 80%에 달한다. 이용자 연령층은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인 로블록스와 비슷하나 제페토는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춘 가상 세계라는 점에서 크게 차별된다.
사진 출처 : 홈페이지 캡처
198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는 이미 메타버스를 일상의 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가상 세계에서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친구만 사귀는 것이 아니다.
현실의 친구들과 약속하고 메타버스 안의 특정 공간에서 만나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고 과제를 함께 해결하기도 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현실 공간에서 직접적인 만남이나 행사를 갖기 어려워지니 일부 대학들은 입학식이나 대학 축제와 같은 행사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자신을 대리할 아바타를 멋지게 꾸며 친구들과 메타버스 교정에서 함께 어울리며 행사를 즐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MZ세대는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도 메타버스 세상에서 즐긴다. 세계적인 래퍼 트래비스 스콧이 지난 2020년에 온라인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 메타버스에서 개최한 콘서트에 약 2천800만 명에 달하는 플레이어들이 참여해 음악을 즐겼다.
사진 출처 : 홈페이지 캡처
한류 열풍의 주역이자 세계 최고의 보이 그룹인 BTS(방탄소년단)도 메타버스에서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고 아바타로 팬들과 미팅을 열었다. 한류 열풍의 또 다른 주역인 걸그룹 블랙핑크도 제페토에서 팬 사인회를 열어 전 세계 팬들 4천600만 명과 함께했다.
메타버스라는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라는 디지털 캐릭터로 서로를 마주하지만, 이용자들은 아바타가 결코 허상이나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인사를 하고 사인을 하는 스타의 아바타가 진짜라고 신뢰하며 더 환호하고 열광한다. 실제 현실 공간보다 더 가깝게 그들과 만나며 더 큰 친밀감을 느낀다. 이미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활동에 진심으로 임한다.
이렇듯 메타버스 안에 존재하는 아바타와 현실의 나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결돼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소통한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도 현실과 분리될 수 없다. 이미 메타버스는 우리 인류의 미래 세대가 살아갈 현실 세계의 일부분이 되고 있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
▲메타버스 및 가상현실 전문가 ▲ 미국 컬럼비아대ㆍ오하이오주립대ㆍ뉴욕 파슨스 건축학교 초빙교수 역임 ▲ 고려대 겸임교수 역임 ▲ 현대자동차그룹 서산 모빌리티 도시개발 도시 컨설팅 및 기획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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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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