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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아너 등 중국 기업들이 세계 최대 모바일·이동통신 전시회 ‘엠더블유시(MWC)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공세에 나섰다. 중국발 ‘딥시크 충격’이 전 세계 아이티(IT) 기술 업계를 강타한 가운데, 관련 시장을 선점하려는 중국 모바일 제조업체들의 각축전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샤오미는 2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엠더블유시 개막을 앞두고 인공지능 기능을 강화한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샤오미 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샤오미의 신제품은 지난달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처럼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 제미나이(Gemini)를 탑재해 주목을 받았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을 내장한 ‘샤오미 하이퍼에이아이(HyperAI)’는 인공지능 비서가 장문의 글을 요약하거나 철자를 교정하고, 음성 인식을 통해 실시간 통역과 회의록 작성 등을 해준다. 또 간단한 스케치를 그려 넣으면 인공지능이 완성형 이미지를 생성해주고 사진의 잘린 부분을 자연스럽게 채워준다. 현재 갤럭시 에스(S)25 시리즈가 지원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기능들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갤럭시 에스(S)25 시리즈와 동일한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를 채택했다. 최고급 라인인 샤오미15 울트라는 독일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의 주미룩스 광학 렌즈를 포함한 4개 카메라를 장착해, 14밀리미터(㎜)에서 200밀리미터까지의 광학 줌을 지원하는 등 카메라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삼성전자 제품보다 높은 가격대가 판매량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15 출고가는 999유로(약 152만원·256GB), 샤오미15 울트라는 1499유로(약 228만원·512GB)부터 시작한다.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다.
화웨이에서 독립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도 같은날 행사에서 앞으로 5년간 자사 제품에 사용될 인공지능 개발에 100억달러(약 14조6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넘어 ‘인공지능 디바이스 생태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제임스 리 아너 최고경영자(CEO)는 “피지컬 인공지능 시대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산업 경계를 개방하고 인공지능 생태계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공동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관련 기업들의 개방과 협력을 강조했다.
아너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 기반 모바일 인공지능 비서도 선보였다. 구글 클라우드·퀄컴과 협업한 시연에서 아너의 인공지능 비서는 캘린더 앱에 저장된 약속과 교통 정보를 감안해 다른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식당을 예약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또 회사는 조만간 자사의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딥페이크 탐지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0년 미국의 대 중국 제재 여파로 모회사 화웨이와 결별한 아너는 지난 1월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 제미나이 앱을 탑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중국 내에서만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요요’(yoyo)에 딥시크의 추론 모델 알(R)1을 적용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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